하느님의 자비 주일 유래ㆍ의미

교회가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낸 것은 5년 전인 2001년부터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000년 4월 '하느님 자비의 사도'로 알려진 마리아 파우스티나 수녀를 시성하면서 특별히 하느님 자비를 기릴 것을 당부했고,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그해 5월5일 교령을 통해 2001년부터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내도록 했다.

교황이 파우스티나 수녀를 새천년기 첫 성인으로 선포하면서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정한 것은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자비'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교황은 이미 1980년에 발표한 회칙 「자비로우신 하느님」에서 "물리적ㆍ윤리적 악이 팽배하고 그로 말미암은 세계가 대립과 긴장으로 얽혀 있고, 아울러 인간 자유와 양심과 증오에 대한 위협으로 가득한 현대세계에서 교회는 자비의 관리자이며 분배자가 돼야 한다"면서 "교회는 말로만이 아니라 생활의 증거를 통해 하느님의 자비를 전해야 한다"(13항)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사회가 보다 인간다워지려면 다각적 인간관계와 사회관계에 정의만이 아니라 '자비로운' 사랑을 도입하는 길밖에 없다"면서 "어느 시대에나 그렇지만 특히 이 현대에 하느님 자비의 신비를 선포하고 생활에 옮기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14항)고 자비를 적극 실천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의 이와 같은 가르침은 정의라는 이름을 가장한 전쟁과 수많은 폭력이 횡행하는 오늘날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엄정한 정의가 아니라 사랑에 용서를 더한 자비임을 강력히 일깨우고 있다. 다시 말해 끊임없는 분쟁과 폭력을 종식하고 모두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한없는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고 확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교회를 비롯한 전 세계 교회는 부활 제2주일 미사를 '한결같은 사랑으로 인간을 보살피는 하느님의 자비'를 기념하는 미사로 봉헌한다. 이 미사에서는 입당송, 본기도, 예물기도, 영성체송, 영성체 후 기도를 하느님의 자비를 기리는 고유기도로 바꿔 바친다.




파우스티나 수녀가 전하는 하느님의 자비 신심

하느님의 자비 신심의 핵심은 하느님의 자비로우신 사랑을 일깨우고, 하느님의 자비에 관한 신심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어린이와 같이 순수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자비에 자신을 온전히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 또 말과 행동과 기도로써 자비를 실천해야 한다. 이 두가지를 바탕으로 하느님의 자비 신심을 전하기 위해 성녀가 받은 메시지들은 하느님의 자비 상본을 만들고, 하느님의 자비 축일을 지내며, 오후 3시에 하느님의 자비 기도 시간을 갖고, 하느님의 자비 신심을 널리 전하는 것 등이다.

1. 하느님의 자비 상본
1931년 2월22일 환시 중에 파우스티나 수녀에게 나타난 그리스도는 수녀가 본 당신 모습 그대로 상본을 그린 다음 그 아래에 '예수님, 저는 당신께 의탁합니다'라는 글을 넣도록 하셨다. 이는 부활한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손과 발에는 십자가에 못 박힌 표시가 나타나 있고, 심장에서는 붉은 빛과 옅은 빛의 두 광채가 발산되는 모습이다. 그리스도의 깊은 자비에서 흘러나온 이 두 광채는 성체성사(붉은 광채)와 교회(옅은 광채)를 뜻한다.

2. 하느님의 자비 축일
성녀 일기에 따르면 그리스도께서는 부활 제2주일에 교회가 공식적으로 하느님의 자비 축일을 지낼 것을 요청하면서 이 축일이 모든 이들, 특히 불쌍한 죄인들의 피난처가 되기를 바라셨다. 또 이 축일을 합당하게 지내기 위해서 고해성사를 보고 영성체를 하고, 모든 성당에서 하느님의 자비를 간청하는 성체조배 시간을 갖도록 당부하셨다. 이와 함께 성 금요일부터 9일 기도로 이 축일을 준비하라고 말씀하셨다.

3. 하느님의 자비 시간
파우스티나 수녀는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시각인 오후 3시에 하느님의 자비를 찬미하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며 죄인들을 위해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기도를 바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가능하다면 오후 3시에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하느님 자비를 묵상하며 자비를 실천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화살기도라도 바치자는 것이다.  




출처-위키피디아성녀 파우스티나 수녀

마리아 파우스티나 수녀(1905∼1938년)는 1905년 8월25일 폴란드 글라고비에츠에서 아버지 스타니슬라우스 코발스카와 어머니 마리안나 바벨 사이에 10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부모는 비록 가난하고 배운 것이 없었지만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순종, 부지런함으로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였다. 이런 부모 영향을 받은 파우스티나는 어린 시절부터 화살기도 바치는 법을 알고 있었고, 성격이 온순하고 잘 순종했으며 다른 이를 돕는 일이라면 몸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민이 각별했다.

어려운 가정 환경과 러시아의 폴란드 강점 등으로 초등학교 3학년을 채 마치지 못한 파우스티나는 15살 때 집을 떠나 남의 집 가정부로 들어갔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하느님과 일치하는 삶을 끊임없이 추구하던 파우스티나는 20살 때 자비의 성모 수녀회에 입회했고, 주방 일과 정원사, 문지기 등 소임으로 13년을 살았다.

파우스티나는 수도생활을 하는 동안 계시와 환시 같은 특별한 은사들을 체험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사명이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는 데 있음을 깨달았다. 파우스티나 수녀는 1934년 고해사제의 뜻에 따라 '나의 영혼 안에서 하느님의 자비'라는 제목으로 특별한 영적 체험을 통해 받은 하느님의 메시지들을 일기 형식으로 자세히 기록했다. 이 일기는 여러 나라 말로 옮겨져 '하느님 자비 신심'을 널리 전파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교황청은 한때 이 일기와 하느님의 자비 신심에 대해 제재 조치를 내리기도 했지만 자료들을 면밀히 검토한 후 이전 조치가 잘못됐음을 확인하고 1978년 이를 철회했다.

폐결핵 등 질병으로 1938년 10월5일 33살 나이로 생을 마친 파우스티나 수녀는 1993년 4월18일, 수녀에게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자비 축일로 지내라고 명한 부활 제2주일에 시복됐으며, 2000년 대희년 같은 부활 제2주일인 4월30일 성인품에 올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파우스티나 수녀 시성식 강론을 통해 예수께서 수녀에게 '내 자비를 신뢰하지 않는 한 인류는 평화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하신 말씀을 상기시키면서 "자비 메시지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이 시대 사람들에게 한줄기 빛을 던져주는 특별한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자비와 관련한 신약성경 성구

-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 36)
- 율법 교사가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10, 37)  
-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마태 18, 33)  
-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마태 5, 7)
-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태 9, 13)
- 권면하는 사람이면 권면하는 일에 힘쓰고, 나누어 주는 사람이면 순수한 마음으로, 지도하는 사람이면 열성으로, 자비를 베푸는 사람이면 기쁜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로마 12, 8)  
-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한 의로운 일 때문이 아니라 당신 자비에 따라, 성령을 통하여 거듭나고 새로워지도록 물로 씻어 구원하신 것입니다.(티토 3, 5)  
- 자비를 베풀지 않은 자는 가차 없는 심판을 받습니다. 자비는 심판을 이깁니다.(야고 2, 13)  
- 그러나 위에서 오는 지혜는 먼저 순수하고, 그 다음으로 평화롭고 관대하고 유순하며, 자비와 좋은 열매가 가득하고, 편견과 위선이 없습니다.(야고 3, 17)
- 끝으로, 여러분은 모두 생각을 같이하고 서로 동정하고 형제처럼 사랑하고 자비를 베풀며 겸손한 사람이 되십시오.(1베드 3, 8)  
- 하느님-아버지와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려 주시는 은총과 자비와 평화가 진리와 사랑 안에서 우리와 함께 있을 것입니다.(2요한 1, 3)  
-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며,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자비를 기다리십시오.(유다 1, 21)  
- 의심하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십시오.(유다 1, 22)  
- 어떤 이들은 불에서 끌어내어 구해 주십시오. 또 어떤 이들에게는 그들의 살에 닿아 더러워진 속옷까지 미워하더라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자비를 베푸십시오.(유다 1, 23)






출처 : 사람과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