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성 글라라 수녀회 소속인 아일랜드 출신의 ‘브리지 매케나 수녀님’의 <기적은 일어난다>라는 책 중의 일부를 발췌한 글입니다. 수녀님은 치유의 은사를 받은 분으로 현재 사제를 위한 피정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계십니다. 




*************************************************




주님 대전에 앉아 있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때로 주님 대전에 앉아 있는 것이 지루하게 느껴지거나 아무것도 말씀 드릴 것이 없는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또 여러 가지 분심이 생길 수도 있다. “이렇게 기도하는 것이 내게 무슨 유익이 있담? 나는 아무것도 못느끼겠는걸!”하고 말하기 쉽다.    

여러분이 기도를 바치고 있을 때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기도의 힘의 증거는 나중에 여러분이 일을 하거나 사목활동을 하고 있을 때 드러난다. 여러분은 기도가 준 ‘마음속으로부터 솟아나는 내적인 힘’과 나중에 필요로 할 때에 받게 되는 ‘통찰력과 지혜’를 깨닫는다.

나는 여기서, 어느날 주님 대전에 앉아있을 때 주님께서 내게 주신 가르침 하나를 나누고 싶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께 주님을 사랑한다는 말씀 밖에 따로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없다고 사뢰면서 성체 조배를 하고 있었다. 나는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으로 느꼈다. “그래, 네가 내게 아무런 말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제서야 느꼈느냐? 그냥 잠자코 나와 함께 있어다오, 내 현존 안으로 들어오너라. 성체 조배란 네가 나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위해, 네게 무엇인가를 해주기 원하는 것이다.”

그러자 주님께서는 내게, 어떤 사람이 자기 집에서 나와 햇빛이 내려 쬐는 곳에 앉아 있는 영상을 보여 주셨다. 그 사람은 햇빛을 받으며 앉아 있었으며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피부가 검게 그을리기 시작했다. 그를 본 사람들은 그가 햇빛 아래에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까닭은 그의 피부가 검게 그을려 있었기 때문이다. 따뜻함과 빛을 가진 해의 효력을 알기에 그 사람도 그 사실을 알았다.

주님께서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네가 나의 현존 안으로 들어올 때에 너는 나와 함께 보낸 시간의 효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네가 활동할 때에 사람들이 그 효력을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이런 저런 말씀을 드릴 필요는 없고 단지 성체 앞에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내게는 커다란 가르침이었다.


-『기적은 일어난다』(브리지 매케나, 가톨릭출판사) -





출처 : 묵주의 9일 기도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