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카 성삼일(1)

주님 만찬 성 목요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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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로부터 시작된 사순시기가 끝나고 오늘 저녁 주님 만찬 성 목요일미사로 교회는 파스카 聖三日을 시작합니다.

주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시어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시고 사도들에게 영적인 양식으로 주시며 그들과 그들의 사제직을 잇는 후계자들에게 봉헌하라고 하신 최후의 만찬모든 성직자 수도자와 신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재현합니다.

또한 이날 낮에는 전국의 각 교구별로 주교좌 대성당에서 성유(聖油) 축성 미사가 거행됩니다. 이때 주교와 사제들의 일치와 결합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사제들의 서약 갱신이 이루어집니다. 


각 본당에서는 주님 만찬 미사 중 복음 후에 발씻김 예식(세족례 ;洗足禮)을 행하게 됩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겸손과 애덕을 가르치기 위해서 열두 제자의 발을 씻기신 것을 새롭게 기념하는 예식(요한 13, 1-11; 출애 30, 19-2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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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성당에는 수난 감실(受難龕室)을 다른 별도의 장소에 마련하여 만찬 미사 후 사제가 성체를 그리로 모시게 됩니다. 사제가 성체를 모시고 분향하는 동안, 신자들은 ‘지존하신 성체(Tantum ergo)’를 노래합니다. 이때 사제는 성체를 모신 다음 돌아와 제단을 치우고 십자고상을 보로 가리게 됩니다. 제단 위에 현존하시는 주님은 오늘 밤부터 부활 성야까지 계시지 않습니다. 반면에 신자들은 다음날 주님 수난 예절이 시작될 때까지 수난감실에서 성체 조배를 계속합니다.


수 난 감실(龕室)은 주님의 묻히심을 드러내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성금요일의 성체 분배와 병자들을 위해 성체를 보관하는 장소이며, 예수께서 “나와 함께 단 한 시간도 깨어 있지 못하느냐?”(마태 26, 40) 하신 말씀에 대한 응답으로서 파스카 신비를 묵상하며 주님과 함께 머물도록 기도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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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발을 씻어준다는 것은...


오늘밤 우리 모두는, 2000년 전 유다인들의 파스카 예식 안에서 주님께서 제자들과 최후의 만참을 행하신 그 식탁에 초대받고 있습니다.


주 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실 때가 된 것을 아시고, 그동안 함께 했던 제자들을 보시며 더없는 애정으로 마음이 깊어져만 가십니다. 이토록 깊어져 가는 애정에 어떤 표징이라도 남겨 놓으시려는 듯이, 주님께서 식탁에서 일어나 대야에 물을 담아 제자들 곁으로 가십니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신체 부위의 가장 밑에 있는 제자들의 발을 차례로 씻어주십니다. 제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씻김을 받습니다. 베드로의 차례가 되자 그는 완강하게 거부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는 일은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이다.


앞으로 나와 상관을 갖기 위해서는 나의 애정 어린 봉사가 너의 마음을 적셔야 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너를 향한 나의 따뜻한 사랑과 봉사의 손길이, 발끝 피부까지 느껴져야 한다는 예수님의 속마음이신 것 같습니다.

 

베다니아에서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붓고 자기 머리털로 닦아드린 것은 가장 존경하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예수님이 마치 마리아가 그러했듯이, 제자들의 발을 일일이 물로 씻어주십니다.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 는 것입니다.


이해관계에 얽혀 온전하게 마음 하나 주기도 힘든 세상에서 하늘같은 스승이 머리 숙여 제자를 섬기는 태도를 보면서 우리는 하느님이 얼마나 인간을 사랑하시는지 헤아릴 수 없는 연모(戀慕)의 정을 느낍니다.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이다.”


  출처: http://blog.naver.com/leonardo_11/100036083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