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 정진훈 타대오  신부. 안동교구 용상동성당 주임


http://www.lm.or.kr/Ebook/307-2014-02/index.html#/14/- ebook이 펼쳐집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멍에는 편하고 짐은 가볍다.”(마태 11,28-30)

 

우리가 너무나 알고 종종 묵상하고 자주 인용하는 말씀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문제들과 상황 속에서 짊어져야 것들(?) 많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을 만나면 피하고 싶고, 모른 체하고 싶고, 그저 아무런 노력 없이 넘어서고 싶은 마음이 절로 일게 됩니다. 때론 하느님께서 아주 특별한 능력(?) 나에게 주셔서 쉽게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일기도 합니다. 이런 우리 눈에 언뜻 띠는 구절은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말씀입니다. 위로가 되는 말씀이지요. 하느님께 의탁하기만 하면 모든 십자가를 내려놓을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가만히 말씀 전체를 살펴보면, 주님께서 주시는안식 시시때때로 아무에게나 아무렇게나 주어지는 은총이 아님을 깨달을 있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안식배워야 하는 임을 있습니다. ‘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것도 예수님께서 지고 계신 바로 멍에 지고 배워야 하는 것임을 있습니다.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그것은 바로예수 마음입니다. 마음은온유하고 겸손 마음입니다. 마음을 배워야 비로소안식 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안식 십자가를 받아들이는


결국 하느님께서 주시는안식 나에게 주어진 멍에를 없애주시는 것도 아니고, 피할 있게 주시는 것도 아니며, 쉽게 넘어설 있게 하는 능력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있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안식은 우리가 예수님의 마음인 온유와 겸손을 배워 각자에게 주어진 멍에 십자가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의미를 예수님의 마음 안에서 예수님의 사명 속에서 깨닫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각자의 십자가가 구원경륜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효과를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가 깨달음에 이르게 비로소 우리는 자기가 멍에를 편하게 느끼게 되고, 짐을 가볍게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깨달음에 이를 우리는 하느님을 닮아 거룩하게 되고 하느님과의 일치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것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셔서 사명을 맡기실 우리의 능력을 우선적으로 보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먼저부르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부르심에 응답할 비로소 사명을 수행할 주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인간적인 능력이라고 흔히 생각하지만 사실은 사명을 받아들일 있는 소양을 말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일은 인간적인 능력으로 수행할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흔히 우리가 착각하며 지내는 부분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종종나는 무엇을 하지 못해서...’ 혹은나는 그런 재주가 없어서....’ 혹은나는 아는 것이 없어서..’라고 하면서 공동체의 부름을 회피하곤 합니다. 이러한 경향들은 결국 자신 뿐만 아니라 공동체 전체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곤 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인간적인 능력과 재주로 이해한 탓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으로서의 때로는 지혜로, 때로는 겸손으로, 때로는 인내로 우리의 일상 속에서 드러납니다.

 



레지오 활동은 하느님 초대에 대한 표징이자 응답


하느님께서는 애초부터 우리를 능력자로 만드시지 않으셨습니다. 어쩌면 아담과 애와처럼 유혹에 쉽게 빠질 수도 있는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그런 나약한 존재로서의 우리들 각자는 서로가 다르기에 함께 해야 하고, 함께 하면서 유혹을 넘어 하느님의 소명을 깨닫도록 창조된 존재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다르기에 함께 해야 한다는 사실과 함께 하면서 비로소 하느님의 뜻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정화되고 거룩하게 되어 종국에는 하느님의 자녀로 거듭나게 되는 것입니다. 거듭남의 과정에서 겪는 온갖 풍상들이 바로 우리의 짐이자 멍에이며 십자가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들의 십자가는 예수님께서 당신이 가신 길에 우리를 초대하신 표징이자 응답으로서의 우리들 자체인 것입니다.


레지오 활동은 바로 하느님의 초대에 대한 표징이자 응답입니다. 표징과 응답은 세상에서 우리 각자가 지고 가는 십자가이기도 합니다. 결국 레지오 단원은 각자의 십자가를, 그리고 이웃의 십자가를 함께 지고 구원에로 나아가는 하느님께 선택받은 이들입니다.

 

출처:http://www.lm.or.kr/Default.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