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하시는 하느님   독서:1코린 1,26-31   복음: 루카 9,18-22 또는 마태 9,35-38

 

  • 18예수님께서 혼자 기도하실 때에 제자들도 함께 있었는데, 그분께서군중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19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어떤 이들은 예언자 분이 다시 살아나셨다고 합니다.” 20예수님께서 다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하시자, 베드로가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1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하게 분부하셨다. 22예수님께서는 이어서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하고 이르셨다.

 

  •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던 작년 , 선배 수녀님의 권유로 대피정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때너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예수님의 질문에 저는 어떤 답을 하며 살았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초입에 하느님께서 먼지로 인간을 만드시는 부분을 기도했습니다. 생명이 하느님께로부터 나와 그분께로 돌아갈 것임을 의심없이 믿지만, 깊은 내면에서는 하느님을 처음과 끝만 돌보시는 분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힘만으로 열심히 살아내야 하는 전쟁터 같은 곳이고, 보상으로 마지막 그분은 저를 돌보실 것이라는 이상한 하느님관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피정 동안 하느님은 저와 함께 계셨다는 것을 깨닫도록 해주셨습니다. 자캐오와 예수님이 만나는 부분을 기도할 때였습니다. 자캐오가 예수님을 만나러 올라간 나무가 그날 올라간 자리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반들반들 윤이 났기 때문입니다. 자리는 바로 예수님을 기다리며 무수히 올라가 앉아 있었던 마음속 무화과나무였습니다. 십자가의 예수님을 바라보며 당신은 그렇게 멀리 계셨습니까? 하고 원망하듯 물었습니다. 그런데 기도 안에서 하늘 향해 벌린 십자나무 위에 달리신 예수님이 어깨 위에 저를 태우고 계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저는 등을 돌리고 예수님 반대방향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그분을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은 질문을 장면으로 완벽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저를 어깨 위에 태우고 묵묵히 오랜 시간을 기다려 주신 예수님은 이제 제게 같은 방향을 바라보자고, 하느님의 시선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보고 함께 사랑하며 살자고 초대하십니다. 저는 걸음마를 배우는 어린아이처럼 앞으로도 자주 넘어지고 일어서는 것을 반복하겠지만 오늘 다시너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는 예수님께 남아 있는 인생을 통해 이렇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생명의 순간부터 영원까지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출처: http://www.pauline.or.kr/jaco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