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 (默珠)



'묵주'를 한문으로 이렇게 쓴답니다. 默珠.


'묵(默)'에는 세 가지 뜻이 있는데, 


첫 번째는 '고요하다'는 뜻입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여기에서 고요하다는 것은 소리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바로 내적인 충만 때문에 입이 다물어진 상태, 바로 느낌이 강할수록 우리는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고요함, 내적 충만의 고요함 상태를 '묵(默)'이라고 하고, 


두 번째는 '곰곰이 생각하다, 거듭 거듭 생각하다'라는 뜻입니다.

소가 반추하듯이 되새기고 되새김질 하는 것입니다. 마침 성모님처럼 '마리아는 이 모든 것을 마음에 새기고 곰곰이 생각했다.'는 모습이 연상되는 의미입니다. 


세 번째의 의미는 '함께 기억을 되살리다'입니다. 

여러분은 묵주와 염주의 차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염주는 한문으로 '念珠', 묵주(默珠)에서의 '주(珠)'자는 똑같습니다. 

이 '염(念)'자를 풀이하면 '지금 마음'입니다. 여기서부터 큰 차이가 납니다. 불교에서는 지금 마음, 즉 지금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반성의 마음이 '염(念)'자입니다. '묵(默)'자는 하느님의 말씀을 기억을 통해 과거의 사건이 지금에도 재현되는 힘을 갖고 있다는 의미의 글자 '묵(默)'자라는 것이지요. 


그러면 우리 교회의 전례인 미사를 통해 '묵(默)'자를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미사는 2천여년 전, 예수님의 성목요일 만찬에서 탄생하여 이를 행하라는 명령에 따라 지현되고 우리의 기억을 통해 지금도 그 효과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단순히 이 세상의 기억은 지나간 과거에 대한 기억이지만 교회 안에서 기억은 재현과 현존이라는 힘을 발휘하며 이러한 작용을 '묵(默)'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염(念)'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그럼 장미 꽃다발이라는 뜻이 어디에 있을까요? 

'주(珠)'자에 있습니다. '주(珠)'는 구슬, 진주 같은 값진 보석, 아름다운 최고의 가치를 이야기 할 때 쓰입니다. 글자를 보면 임금 왕(王), 그리고 붉을 주(朱), 저는 여기서 장미의 색깔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옛날에 붉은 진주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임금만 그것을 소유하고 바로 왕세자한테만 물려주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의미있는 구슬이 하나만 있어도 왕권을 의미하는데, 그것들이 엄청나게 많이 연결된 것이 묵주입니다. 




(다음에 계속)




출처 : <확신을 가지고 손에 다시 묵주를 드십시오> 허윤석 신부 / SE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