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하느님의 손에 들려있는 작은 몽당연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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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성되신 캘커타의 성녀 마더 데레사께서 남기신 유명한 말씀입니다. 위대한 삶을 사신 성녀께서 당신 자신을 몽당연필에 비유하셨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겸손의 덕을 보여주신 성녀의 명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쩌면 인간이 아무리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세상의 모범이 된다고 하더라도, 결국 우리는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아름답게 그리시기 위해 쓰여진 몽당연필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이지요. 
 
몽당연필은 잡고 쓰기가 불편할 정도로 짧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하느님의 손에 들려지는 순간 그 분의 작품을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가 됩니다. 하느님 앞에 몽당연필에 불과한 내 자신이지만 하느님께서는 그 도구로 세상을 참 아름답게 만드십니다.  
 
몽당연필도 연필입니다.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화가가 어떠한 존재인가에 따라서 정말 요긴하게 쓰입니다. 유명한 화가는 미술 재료를 탓하지 않는다고 하듯이, 하느님께는 우리 인간의 부족함을 탓하지 않으십니다. 회개를 통해 언제나 주님의 도구로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는 그 분께서 만들고자 하시는 세상의 아름다운 작품을 완성하는 좋은 미술 재료가 됩니다. 
 
연필은 사람의 손에 내어맡겨집니다. 그래서 연필은 그것을 잡는 사람이 원하는대로 움직이게 됩니다. 연필 자신이 바라는대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지 않습니다. 아무리 값비싼 연필이라도 작가의 의도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즐겨쓰시는 몽당연필인 우리도 심이 짧다고 해서 괴로워하지 말고 다른 연필에 비해 보잘 것 없다고 슬퍼할 필요 없습니다. 그저 작가인 하느님께 나를 내어맡기면 됩니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나를 통해 하느님께서 그림을 그리시거나 글을 쓰십니다.  
 
나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 분을 바라봅니다. 내가 없었더라면 그 분의 작품을 세상 사람들이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하느님 손에 들려있는 연필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나는 부족한 도구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하느님 손에 들려있는 것만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쓰시는 소중한 연필인 우리들입니다. 그 분이 쓰시고자 하는 대로 그리고 그 분이 바라시는 대로 쓰일 수 있도록 그 분께 나를 온전히 내어 맡겨 연필로서 역할에 충실히 합시다. 나를 내려놓고 주님께서 움직이고 싶어 하시는대로 따라 갑시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 손에 들려진 연필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 정말 아름답고 가치있게 살기 위해서는 내게 주어진 은총에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를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심에 감사드려야 합니다. 그 연필이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언제나 주님께 내 자신을 내어놓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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