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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의 희망 한 스푼-바닥 체험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성인(聖人)이 한 분 계십니다.

바오로 사도이십니다.

원래 그는 전도유망한 유다교 청년 지도자였습니다.

율법을 제대로 배운 바리사이 중의 바리사이였습니다.

 

이런 그의 앞에 율법을 마구 파기하는 예수란 인물이 등장합니다.

당연히 예수님이란 존재가 탐탁치 않았습니다.

그를 추종하는 그리스도 신자들 역시 못마땅했습니다.

그날도 사울은 그리스도교인들을 체포하러 가던 길이었습니다.

다마스쿠스로 달려가던 사울은 특별한 신비체험을 하게 됩니다.

강렬한 빛과 동시에 꿈에도 생각 못한 낙마(落馬), 실명(失明)을 합니다.

그 순간 천둥처럼 들려오는 소리...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사울은 자존심이 바닥까지 곤두박질쳤지만 진한 바닥 체험을 잘 견딥니다.

그리고 마침내 사울은 자신의 지난 삶이 모두 틀렸음을 고백합니다.

무쇠팔을 지닌 혈기왕성했던 사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사울은 남의 손에 이끌려 치유를 받으러 가는 처지입니다.

내가 최선이며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최악이며 최하임을 깨닫습니다.

은혜롭게도 사울은 인생의 최저점에서 주님을 만납니다.

그는 예수님의 박해자에서 옹호자로 예수님의 원수에서 제자로 거듭납니다.

 

가끔씩 우리가 맞닥뜨리는 인생의 바닥 체험…

그 순간은 죽느니 사느니, 과연 주님이 계시긴 하냐며 울부짖습니다.

하지만 바닥 체험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많은 신앙의 선배들이 인생의 가장 밑바닥에서 주님을 만났습니다.

삶의 가장 짙은 어둠 속에서 주님을 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바닥에서도 바오로 사도처럼 의연해지는 일입니다.

바닥에서도 바오로 사도처럼 자신의 비참함을 견디는 일입니다.

바닥에서도 바오로 사도처럼 끝까지 희망하는 일입니다.

바닥에서도 바오로 사도처럼 자신의 삶에 대해 Yes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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