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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예수님을 어떻게 따라야 하는가?

신명기 30,15-30; 루카 9,22-25

 

고통은 신의 가장 좋은 선물

 

신이 이 세상에서 인간들과 함께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하루는 호두과수원 주인이 신을 찾아와 청했다.

저한테 일 년 날씨만 맡겨주십시오.

딱 일 년만 모든 게 제 마음대로 되게 해 주십시오.”

 

하도 간곡히 조르는지라,

신은 호두과수원 주인에게 일 년을 내주었다.

일 년 동안 날씨는 호두과수원 주인의 마음대로 되었다.

햇볕을 원하면 햇볕이 내렸고,

비를 원하면 비가 적당히 내렸다.

덜 여문 호두를 떨어지게 하는 바람은 없었다.

천둥도 없었다.

모든 게 순조롭게 되어 갔다.

호두과수원 주인은 그저 자기만 하면 되었다.

 

이윽고 가을이 왔다.

호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대풍년이었다.

산더미처럼 쌓인 호두 중에서

하나를 깨뜨려본 호두과수원 주인은 입을 떡 벌렸다.

세상에 알맹이가 하나도 없지 않은가?

호두는 전부가 빈 껍질뿐이었다.

 

호두과수원 주인은 신을 찾아가 이게 어찌된 일이냐고 항의했다.

신은 빙그레 미소를 띠고 말했다.

도전이 없는 것에는 그렇게 알맹이가 들지 않는 법이다.

폭풍 같은 방해도 있고,

가뭄 같은 갈등도 있어야 껍데기 속의 영혼이 깨어나 여무는 것이다.”

 

도전 없이 열매를 맺을 수 없다.

고통 없이 결실을 얻을 수 없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있을 수 없듯이

죽음 없는 생명은 있을 수 없다.

그러기에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죽어야 하고,

부활의 기쁨을 얻기 위해서는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한다.

 

생명력이란?

폭풍과 가뭄으로 더 강해지는 법이다.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이 자살률이 더 높다.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십자가는 고통과 슬픔과 좌절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신앙의 눈으로 보면 그 안에 참 기쁨이 있고,

희망과 생명이 숨어있다.

그래서 고통은 행복을 얻기 위한 신의 가장 좋은 선물이다.



[출처]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 고통은 신의 가장 좋은 선물|작성자 그림 읽어주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