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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깨어 기도하라’는 말씀과 함께 대림환의 첫 번째 촛불을 밝힌데 이어, 
오늘은 ‘회개하라’는 세례자 요한의 음성을 들으며 대림환의 두 번째 촛불을 밝혔습니다. 
교회는 성탄을 준비하며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세례자 요한의 입을 통하여 주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다시 주님께 돌아오기를, 
다시 말해서 평화의 왕이신 구세주를 받아들이기 위해서 우리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먼저 그분의 길을 닦고 그분의 길을 고르게 하는 것 이라고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산과 언덕은 낮아지고, 굽은 것은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고, 
골짜기는 메워져 평지가 되게’하는 것이라는 말은 
결국 우리들의 삐뚤어지고 왜곡된 우리들의 마음의 상태를 바르게 펴야 한다는 것이며, 
이기적인 욕심으로 가득한 우리들의 마음을 비우고 주님이 오실 수 있도록 
그분의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마구간의 구유는 그 속이 비어있었기에 주님을 안에 받아들일 수 있었듯이 말입니다. 

 옛날에 한 농부가 자신의 농장에 대나무를 심고 기다렸습니다. 
첫해는 아무것도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둘째 해도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셋째 해도, 넷째 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섯째 해가 되었을 때 
비로소 대나무의 싹들이 지면을 뚫고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대나무들은 순식간에 한 자가 넘게 자랐습니다. 
불과 여섯 주 만에 대나무들은 15m 이상 그 키가 자랐습니다. 
농부가 심은 대나무는 중국 동부에 자라는 ‘모소’라는 품종이었습니다. 
‘모소’의 뿌리는 싹을 내기 전에 사방 수십m까지 뻗어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단 싹을 틔우면 뿌리에서 보내 주는 거대한 양의 자양분 덕분에 
순식간에 키가 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위로 성장하기 전에 대나무처럼 아래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뿌리를 깊이 내릴 줄 아는 것입니다. 또한 4년 동안 자신을 감추고, 
뿌리를 가꾸면서 때가 되었을 때 뻗어나갈 수 있도록 자신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바로 신앙인의 모습인 것입니다. 
우리도 대나무처럼 인내를 가지고 믿음 속에서 기다릴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땅 속 깊이 뿌리는 내리는 모소라는 대나무처럼, 
우리들이 인내를 가지고 주님 안에 깊이 뿌리를 내릴 때만이, 
희망의 샛별을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대나무처럼 속을 비워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욕심을, 우리의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마음을 비울 수 있을 때만이 
주님을 우리 안에 모실 수 있고 또 주님을 이웃들에게 보여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힘들고 어렵다 하더라도 우리의 믿음의 뿌리를 
주님의 성심에 깊이 뿌리내리는 대림절이 되기를, 
그리고 모든 것을 비운 우리 마음에 주님 탄생을 위한 구유를 준비하는 
은총의 대림절이 되기를 기도하며 한 주간을 보내도록 합시다. 

- 대전교구 민병섭 바오로신부님(대전 가톨릭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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