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팔일 축제 내 레지오 마리애 훈화


예전에 영국의 고고학자들이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조사하다 미라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 미라의 손에는 한 줄기 꽃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외부의 공기와 접촉하는 순간, 꽃은 산산이 부서지고 꽃씨만 남았다고 합니다. 고고학자들은 3000년이 넘은 그 꽃씨를 영국으로 가지고 와서 심었는데, 싹이 트고 잎이 나서 아름다운 꽃이 피었습니다. 지금껏 영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꽃이었습니다. 그래서 스웨덴의 저명한 식물학자 이름을 따서 그 꽃을 다알이라고 불렀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다알리아라고 부르는 꽃입니다.


사람마다 자기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것들이 있습니다. 권세와 명예, 돈 등입니다. 그런 것들은 씨앗이나 향기가 없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자신을 비참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씨앗이 있는 꽃은 언젠가 다시 피어날 수 있기에 아름다움을 대물림할 수 있습니다. 어둠 속에서 빛이 보이지 않아도 언젠가 껍질을 깨고 아름답게 다시 태어날 수 있기에 새 생명의 거룩함을 간직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껏 무심히 지나쳐 버린 다알리아 꽃을 보면서 부활을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속에 부활의 씨앗이 있다면 언젠가는 어둠을 떨치고 아름답게 꽃피는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추억이 아니라 생생한 현실입니다. 엠마오로 내려가던 두 제자처럼, 갈릴레아 호수에서 헛 그물질하던 제자들처럼 부활의 추억에 갇혀 있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부활한 주님을 만나고 주님으로부터 부활의 씨앗인 기쁨과 평화의 선물을 받으시고, 우리를 무겁게 짓누르는 돌들을 마음에서 치우십시오. 분명 우리의 삶 안에서 주님 부활이 주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날 것입니다. 한 주간 여러분들의 마음에 기쁨과 평화가 여러분들의 삶에서 꽃피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