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1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단테의 신곡지옥 편을 보면, 단테가 지옥의 여섯 번째 구덩이를 지나갈 때 화려한 황금 외투를 입은 사람들을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들의 옷은 눈부실 만큼 아름답고 화사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단테는 그들이 입은 황금 외투가 모든 사람의 눈을 속이는 착시 현상에 지나지 않음은 곧 깨닫게 됩니다.

 

실제로 그들이 입었던 옷은 무거운 납덩어리 외투였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모습을 궁금한 눈으로 바라보는 단테에게 베르길리우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저들은 이 세상에 있을 때, 자기 자랑허영으로 욕심을 채운 자들입니다. 늘 스스로 선한 척, 경건한 척, 위선을 떨며 자신들을 과대 포장한 자들입니다. 그들은 위선자기 자랑의 대가를 치르기 위해 황금대신 납덩어리로 된 외투를 입고 거친 숨을 내뿜고 있는 것입니다.”

 

단테가 지옥에서 보았던 납덩어리 외투를 입은 사람은, 곧 하느님의 영광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위에 더 큰 애착을 갖고 사는 사람들은 오늘날에도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입혀주는 황금 외투가 하느님 앞에서 납덩어리 외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사는 불행한 그리스도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의 마음속에 쓰레기처럼 산적되어 있는 허영, 오만, 탐욕 같은 것을 깨끗이 쓸어버린 후, 그 빈자리를 겸손과 진실 그리고 섬김이라는 위대한 가치를 회복하는 길은 오직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회개뿐입니다. ‘부서진 영과 부서지고 꺾인 마음’(51,19)을 제물로 받으시고 치유하여 주시는 하느님 앞에 우리 자신을 봉헌하도록 합시다. 모든 레지오 단원들의 한 주간의 삶이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한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