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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리푸대옷


-박춘식


초대를 받았다

황야를 걸어야 하고

바위산을 넘는 40리 돌판길이다

청바지가 좋을지 운동복이 좋을지

옷 가게 들어서니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초대장을 들고 마땅한 옷을 찾는다

고급 색상과 비싼 옷감을 만져본다

 
초대장을 보내신 그분은

마다리푸대옷을 입고 기다리신다는

소문이 들리지만

설마, 갸웃거린다 
 

<출처> 나모 박춘식 미발표 시 (2015년 2월 16일 월요일)

 
해마다 사순절이면 재를 받고 예수님의 광야로 나갑니다. 어느 글에서 불교는 숲의 종교이고 그리스도교는 사막의 종교라는 내용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막에서는 하느님의 손길이 필수적입니다. 하느님의 생각, 하느님의 옷, 하느님의 음식, 하느님의 노래를 배워 익혀야만 합니다. 사순절은 옷을 다 벗고 알갱이로 기도하면서 자기 꼬라지를 되돌아보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가톨릭 사이트에서 ‘사순절은 영혼을 대청소’하는 시기라는 의미의 글이 보였습니다.  (*마다리 - '자루'를 뜻하는 경북, 전남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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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