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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닥불 앞에서

- 박춘식

별을 향하여 날아오르는 불꽃

이글이글 밑불은

아픔을 참느라고 중얼거리며

기도를 바친다

모닥불이 뜨거운 심장을 가진

생명으로 보이더니 잠시 후

기도하는 아픔으로 다가온다

바람결에

불길은 기린 모습으로 머리를 치켜들면서

생태(生態)의 단면을 보여 준다



모닥불 앞에서

난생처음 무릎 꿇어

불덩이를 응시하며 합장을 한다

 

<출처> 나모 박춘식 미발표 신작 시 (2014년 10월 06일)

 
모닥불은 기도임을, 모닥불은 생명체임을 전에는 몰랐습니다. 시골 밭일을 하며 작은 모닥불을 피우면서 금년부터 느낀 일입니다. 불이 활활 타는 모습은 자신을 태우는 본보기처럼 무엇보다 기도하는 모습임을 깨달았습니다. 모세 앞에 불타는 덤불은 하느님의 현존이며 인류 구원의 강한 의지일 것입니다. 아마 그때부터 모든 불은 시나이 산을 향하는 기도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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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출처: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