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인순교 150주년 기념 성화상 김종은 레오나르도 作        24위의 성인  20위 복자

신앙의 영광, 순교의 의미

" 정말 잘 들어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아끼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목숨을 보존하며 영원히 살게 될 것이다."(요한 12,24-25)

이것은 예수님의 말씀이다.
성 예로니모는 "순교자들이 그렇게까지 꾸준히 버티며 뒤틀리는 것을 볼 때... 복음이 참된 것이 아니면 결코 피로써 수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고요히 잠기게 된다... 이 개선은 하느님의 승리며 사도들의 승리다."라고 했다.

9월은 우리 순교성인들에게 특별한 공경과 사랑을 바치는 순교자성월이다. 103위 우리 선조 순교성인들은 실로 우리의 자랑이요 한국 순교사를 아롱지게 하는 금실이요 은실이라 하겠다. 세기를 통해서 끊어지지 않는 순교자들의 무리는 오직 가톨릭사에서만 볼 수 있는 뚜렷한 사실이다. 가톨릭이 무엇인가할 때 가톨릭의 진리와 그 초자연성을 모르고는 가톨릭이 지니고 있는 순교의 뜻을 알 리 없고 수십만의 전 가톨릭 순교자들에 관한 깊은 인식이 없으면 진정으로 가톨릭을 안다고 할 수 없을 뿐 만 아니라 가톨릭을 박해하는 그릇된 사상을 알아들을 수 없다. 순교자들의 피가 간직한 비밀을 안다는 것은 참된 그리스도의 교리를 아는 것이며, 참된 교리를 앎은 그리스도를 옳게 앎이다.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순교자들의 갖은 고통과 죽음을 기록한 순교자들의 전기를 읽은 어떤 이는 말한다. "가톨릭은 왜 잠을 깨지 않느냐? 가톨릭이 박해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그 힘과 수는 더욱 증대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이 당신 교회와 신도들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어찌하여 교회가 박해의 칼날을 받도록 버려두시느냐?"

이와 같은 물음에 대하여 우리는 순교의 참뜻을 밝혀서 순교란 가톨릭의 수치가 아니라 도리어 영광이여 자랑이요, 교회에 더 커다란 발전을 주는 힘이 되는 것을 규명하지 않을 수 없다.
라 틴어 또는 영어에서 순교를 martyr라고 하는데 이것은 그리스어의 martur에서 나온 것이며 본래의 뜻은 '증인', '참관인', '증거인'이라는 데서 나온 것으로 순교자란 어떤 사건에 대한 '증인'이라는
라 말에도 직책에 너무 충실하여 죽음에 이르는 것을 '순직'이라 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을 '순국', 옛날 임금이나 남편의 장례에 신하나 아내를 산 채로 함께 묻는 것을 '순장'이라 하여 '순(殉)'자는 죽은 사람의 뒤를 이어 열흘 안에 따라 죽는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그러니까 '순교'라는 말은 자기가 믿는 교를 위해 생명을 바치는 행동이다. 이 죽음은 무의미한 죽음이 아니라 종교의 진리가 참됨을 증명하기 위한 영웅적인 진리의 행동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사도들을 당신 증인으로 보내셨다. 성서의 기록을 보면 그리스도는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난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회개하면 모든 민족에게 용서받는다는 기쁜 소식이 예루살렘에서 비롯하여 모든 민족에게 전파된다고 하였다.........<박도식, 「순교자들의 신앙」 중에서>